시제품 반복보다 CAE 해석이 빨랐던 엔지니어링 실전 후기
금속 브래킷 하나가 진동 시험에서 반복적으로 갈라졌습니다. 형상을 조금 두껍게 바꿔 다시 제작하면 균열 위치만 옮겨 갔고, 시제품 제작과 시험에 들어가는 시간은 매번 2주 가까이 늘어났습니다. 저희 팀이 선택해야 했던 것은 단순했습니다. 시제품을 한 번 더 만들 것인가, CAE 해석으로 원인부터 좁힐 것인가였습니다.
처음에는 저도 실물 시험을 더 신뢰했습니다. 해석은 입력값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데다 전담 인력과 소프트웨어 비용까지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실제 프로젝트에서 구조해석과 시험을 함께 운영해 보니, CAE의 장점은 시험을 없애는 데 있지 않았습니다. 틀릴 가능성이 큰 설계를 제작 전에 걸러 내는 것이 가장 큰 가치였습니다.
시제품 세 번과 CAE 한 번, 일정에서 차이가 벌어졌다
균열 위치를 맞히는 것보다 원인을 설명하는 일이 중요했다
문제가 된 부품은 모터와 프레임 사이를 연결하는 판금 브래킷이었습니다. 첫 번째 시제품에서는 절곡부 근처에 균열이 발생했고, 설계팀은 판 두께를 늘리는 방식으로 대응했습니다. 두 번째 시제품은 시험 시간을 더 버텼지만 체결 구멍 주변에서 다시 갈라졌습니다. 겉으로 보면 강성이 부족한 문제처럼 보였지만, 실제 원인은 특정 회전수에서 나타나는 공진과 체결부의 국부 응력 집중이 겹친 것이었습니다.
CAE 구조해석을 시작하면서 가장 먼저 한 일은 예쁜 결과 이미지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실제 시험 조건을 수치로 옮기는 작업이었습니다. 모터 질량, 회전수 구간, 볼트 체결 상태, 프레임의 구속 위치를 다시 확인했습니다. 현장에서 측정한 진동값과 고유진동수 해석 결과를 대조하자 시험에서 균열이 생긴 위치와 높은 응력이 집중되는 위치가 거의 일치했습니다. 이때부터 설계 변경의 방향도 단순한 두께 증가에서 리브 위치와 체결 구조 조정으로 바뀌었습니다.
저희 프로젝트에서 시제품 한 세트를 가공하고 표면 처리한 뒤 시험 준비까지 마치는 데 든 비용은 약 180만 원이었습니다. 외부 시험 일정과 담당자 투입 시간을 포함하면 반복 1회당 체감 비용은 더 컸습니다. 반면 소규모 CAE 엔지니어링 컨설팅은 모델 정리와 두 가지 개선안 검토를 포함해 약 350만 원 수준이었습니다. 견적은 형상 복잡도와 비선형 조건에 따라 크게 달라지지만, 이 사례에서는 시제품 두 번을 더 반복할 비용으로 설계 원인과 개선 방향을 함께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 첫 번째 시제품: 절곡부 균열을 확인했지만 원인을 두께 부족으로 잘못 판단했습니다.
- 두 번째 시제품: 두께를 늘리자 질량이 증가하고 균열 위치만 체결 구멍 쪽으로 이동했습니다.
- CAE 해석안: 모드 해석으로 공진 가능 구간을 찾고, 정적 구조해석으로 체결부 주변 응력 집중을 확인했습니다.
- 개선 시제품: 리브 방향과 체결 간격을 조정해 질량 증가는 억제하면서 시험 조건을 통과했습니다.
사용 팁: 해석 담당자에게 CAD 파일만 전달하지 마세요. 하중이 어디서 생기고, 부품이 실제로 어떻게 고정되며, 어느 조건에서 고장이 발생했는지를 함께 전달해야 결과가 설계 판단으로 이어집니다.
실제로 체감한 CAE 해석의 장점과 불편한 점
가장 만족스러웠던 점은 여러 설계안을 제작하지 않고도 상대적인 우열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리브 높이, 판 두께, 볼트 간격을 바꾼 후보를 동일한 조건에서 평가하니 설계 회의가 훨씬 구체적으로 바뀌었습니다. ‘이 형상이 더 튼튼해 보인다’는 의견 대신 최대 응력, 변위, 고유진동수, 질량 증가량을 놓고 이야기할 수 있었습니다.
단점도 분명했습니다. 접촉 조건과 볼트 체결력을 실제보다 단순하게 설정하면 결과가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나왔고, 재료 물성값을 데이터시트 그대로 사용했을 때는 용접 열영향부나 절곡 가공의 영향이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특히 컬러 컨투어에서 빨간색이 보인다는 이유만으로 위험하다고 단정하면 잘못된 결정을 내리기 쉽습니다. 응력값의 크기뿐 아니라 발생 위치, 메시 민감도, 하중 가정을 함께 검토해야 했습니다.
- 해결하려는 고장 모드를 균열, 변형, 진동, 열 중 하나로 먼저 좁힙니다.
- 현장 조건을 측정값과 추정값으로 구분해 해석 입력표에 기록합니다.
- 기존 불량품이나 시험 결과로 해석 모델을 한 차례 보정합니다.
- 개선안은 한 번에 여러 요소를 바꾸지 말고 변수별로 비교합니다.
- 최종안은 반드시 축소 시험이나 실물 검증으로 확인합니다.
해석 화면과 현장 데이터가 다를 때 신뢰도를 높인 방법
CAD 정리보다 경계조건 회의에 시간을 더 썼다
CAE를 처음 의뢰했을 때 받은 결과는 기대와 달랐습니다. 실제 부품은 특정 구멍 주변에서 파손됐는데 초기 해석에서는 반대쪽 모서리에 최대 응력이 나타났습니다. 해석이 쓸모없다고 생각하기 쉬운 순간이었지만, 모델을 살펴보니 볼트 체결부가 완전히 고정된 조건으로 설정되어 있었습니다. 현물에서는 장공을 따라 미세한 미끄러짐이 있었고 프레임 자체도 진동하고 있었습니다.
조건을 수정할 때는 설계자, 시험 담당자, 해석 엔지니어가 한 테이블에 앉았습니다. 시험 담당자는 파손 시점의 회전수와 소음을 설명했고, 설계자는 조립 공차와 볼트 체결 순서를 알려 줬습니다. 해석 엔지니어는 어떤 조건이 결과에 민감한지 보여 줬습니다. 이 회의 한 번이 모델 형상을 세밀하게 다듬는 작업보다 효과가 컸습니다. SDEC 같은 기술 컨설팅 및 엔지니어링 솔루션을 검토할 때도 소프트웨어 명칭보다 이런 협업 절차가 있는지를 먼저 물어보는 편이 좋습니다.
기술은 도구 자체보다 문제를 해결하는 지식과 적용 과정까지 포함해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개념의 폭을 확인하고 싶다면 네이버 지식백과의 기술 정의도 참고할 만합니다. CAE 역시 프로그램을 설치하는 것만으로 성과가 생기는 기술이 아닙니다. 측정, 가정, 검증, 설계 변경이 연결되어야 비로소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솔루션이 됩니다.
| 확인 항목 | 초기 설정 | 현장 확인 후 변경 | 결과에 준 영향 |
|---|---|---|---|
| 볼트 체결부 | 완전 고정 | 접촉과 미끄러짐 허용 | 응력 집중 위치가 실제 균열부로 이동 |
| 모터 하중 | 정적 질량만 적용 | 회전수별 가진력 반영 | 공진 구간을 구분할 수 있었음 |
| 재료 물성 | 카탈로그 대표값 | 성적서와 가공 상태 반영 | 안전여유가 과대평가되는 문제 감소 |
| 프레임 조건 | 강체로 가정 | 프레임 탄성 포함 | 조립체 전체 진동 모드 확인 |
| 판정 기준 | 최대 응력만 비교 | 피로 수명과 변위 병행 | 국부 특이점에 끌려가는 판단 방지 |
AI 결과보다 검증 가능한 기록이 더 오래 남았다
프로젝트 중에는 해석 결과를 자동으로 분류하고 최적 형상을 제안하는 기능도 시험했습니다. 후보 형상을 빠르게 만드는 데는 유용했지만, 왜 그 형상이 선택됐는지 설명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었습니다. 실제 산업 현장에서는 정확도만큼 재현성과 추적성이 중요했습니다. 입력 파일의 버전, 물성값의 출처, 해석자 판단, 제외한 조건을 남겨 두지 않으면 몇 달 뒤 같은 결과를 재현하기 어려웠습니다.
현장 데이터와 AI를 연결한 기술이 해외 실증으로 확장되는 흐름은 K-디지털 글로벌 실증사업 성과 사례에서도 살펴볼 수 있습니다. 다만 성공 사례를 그대로 복제하기보다 우리 공정에서 측정 가능한 데이터가 무엇인지 먼저 따져야 합니다. 저희도 센서 종류를 늘리기 전에 진동 측정 위치 세 곳과 샘플링 조건을 표준화했고, 그 이후부터 해석과 시험의 오차를 일관되게 비교할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유용했던 운영 방식은 ‘가정 목록’을 보고서 첫 장에 배치하는 것이었습니다. 보고서 뒤쪽에 숨어 있는 조건을 찾아 헤맬 필요가 없고, 의사결정자도 결과의 적용 범위를 빠르게 이해했습니다. 해석값은 정답이 아니라 특정 가정 아래에서 얻은 예측이라는 사실을 팀 전체가 공유하자 과도한 신뢰와 막연한 불신이 동시에 줄었습니다.
- 모델 버전: CAD 수정 날짜와 해석 파일명을 동일한 규칙으로 관리했습니다.
- 입력 근거: 측정값, 도면값, 공급사 자료, 엔지니어 추정치를 서로 다른 표시로 구분했습니다.
- 오차 기록: 시험 변위와 해석 변위의 차이를 조건별로 남기고 허용 범위를 정했습니다.
- 판정 이력: 채택안뿐 아니라 제외한 설계안과 제외 이유도 기록했습니다.
- 재검증 조건: 재료, 하중, 생산 공법이 바뀌면 어떤 해석을 다시 해야 하는지 명시했습니다.
해석 결과를 승인 자료로만 쓰면 보고서 한 번으로 끝납니다. 반대로 실패 원인과 설계 근거를 축적하면 다음 제품의 개발 시간을 줄이는 엔지니어링 자산이 됩니다.
CAE를 사내에 도입할까 외부 컨설팅으로 시작할까
제가 다시 선택한다면 첫 프로젝트는 외부와 함께한다
실무자가 가장 자주 물었던 질문은 ‘소프트웨어를 직접 구매하는 편이 결국 더 저렴하지 않느냐’였습니다. 저희 경험만 놓고 보면 사용 빈도가 확인되지 않은 단계에서는 외부 컨설팅이 부담이 적었습니다. 상용 CAE 도구는 해석 분야와 라이선스 방식에 따라 비용 차이가 크고, 장비 사양·교육·모델 검증에도 별도 자원이 필요합니다. 프로그램을 구매하고도 담당자가 기존 업무에 밀려 월 1회조차 사용하지 못하면 투자 효과를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외부 컨설팅의 장점은 필요한 분야의 전문가를 프로젝트 단위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구조, 열유동, 진동, 피로는 모델링 방식과 검증 기준이 서로 다릅니다. 반면 단점은 설계 변경 때마다 의뢰 범위를 협의해야 하고, 모델과 노하우가 내부에 충분히 남지 않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계약할 때 원본 모델 제공 범위, 수정 횟수, 회의 횟수, 보고서에 포함될 입력 근거를 명시하지 않으면 예상보다 비용이 늘어날 수 있습니다.
사내 도입은 반복 제품이 많고 해석 요청이 꾸준할 때 효과가 컸습니다. 저희는 6개월 동안 외부 엔지니어링 프로젝트 세 건을 진행한 뒤, 자주 쓰는 선형 구조해석만 내부로 가져왔습니다. 비선형 접촉과 복잡한 진동 문제는 계속 외부 전문가와 협업했습니다. 모든 기능을 한 번에 내재화하지 않고 빈도가 높은 기본 해석은 내부, 실패 비용이 큰 고난도 해석은 외부로 나눈 방식이 교육 부담과 품질 위험을 동시에 줄였습니다.
| 상황 | 외부 컨설팅이 유리한 경우 | 사내 도입이 유리한 경우 |
|---|---|---|
| 사용 빈도 | 분기별 1~2건 이하 | 매주 반복 검토가 발생 |
| 문제 난도 | 비선형, 충돌, 복합 열유동처럼 전문성이 큼 | 유사 형상의 선형 구조해석이 반복됨 |
| 일정 | 초기 모델 구축을 빠르게 시작해야 함 | 설계 변경 즉시 결과가 필요함 |
| 인력 | 전담 해석자가 없고 교육 여력이 부족함 | 검증과 결과 해석을 담당할 인력이 있음 |
| 보안 | 비식별화한 모델로 협업 가능 | 도면과 물성 데이터의 외부 반출이 어려움 |
예산을 묻기 전에 한 건으로 효과를 증명하는 방법
처음부터 전사 CAE 체계를 제안하면 경영진도 현장도 부담을 느낍니다. 제가 권하는 방식은 최근 1년간 반복 불량이 있었고 시험 비용을 계산할 수 있는 부품 한 건을 고르는 것입니다. 문제의 경제적 크기가 보여야 해석 비용과 절감 효과도 비교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복잡해 보이는 제품보다 파손 이력, 재작업 시간, 납기 지연 기록이 남아 있는 제품이 첫 과제로 적합합니다.
비용은 ‘해석 보고서 한 권’이 아니라 의사결정 단위로 견적을 받아야 비교하기 쉽습니다. 예를 들어 기본 모델 구축, 현행안 검증, 개선안 세 가지 평가, 시험 결과 보정, 최종 설계 재검증을 구분해 달라고 요청할 수 있습니다. 저희가 받은 소형 구조물 프로젝트 견적은 단순 선형 검토가 수백만 원대에서 시작했고, 접촉·피로·동적 조건과 시험 연계가 추가되면 범위가 빠르게 커졌습니다. 이는 시장의 고정 가격이 아니라 실제 경험 범위이므로, 도면과 요구사항을 제공한 뒤 복수 견적을 받아야 합니다.
그렇다면 CAE가 시제품 시험을 완전히 대신할 수 있을까요? 제 답은 아니지만, 시험의 횟수와 목적은 크게 바꿀 수 있다입니다. 사람 안전, 인증, 법정 시험이 걸린 제품은 실물 검증을 생략해서는 안 됩니다. 대신 해석으로 실패 가능성이 높은 후보를 제거하고 최종안만 시험하면, 시험은 막연한 시행착오가 아니라 모델을 검증하는 절차가 됩니다. 저희 역시 최종 시제품 한 번을 남겨 두었고, 그 시험 데이터를 다음 해석 모델의 보정값으로 다시 활용했습니다.
- 첫 주: 반복 불량 한 건과 비용 기준을 선정하고 기존 시험 자료를 모읍니다.
- 둘째 주: 현장 관찰로 하중, 구속, 조립 공차를 확인하고 해석 가정을 합의합니다.
- 셋째 주: 현행안을 재현해 실제 파손 위치 및 측정값과 오차를 확인합니다.
- 넷째 주: 개선안 두세 개만 비교하고 질량, 원가, 제작성까지 함께 평가합니다.
- 마지막 단계: 최종 시제품을 시험해 통과 여부와 모델 오차를 기록합니다.
첫 프로젝트의 성공 기준도 미리 숫자로 정하는 편이 좋습니다. 시제품 제작 횟수 2회 감소, 설계 검토 기간 20% 단축, 최대 변위 허용 범위 충족처럼 측정 가능한 기준이면 충분합니다. 화려한 해석 이미지보다 어떤 선택을 하지 않아도 되었는지를 기록해 보세요. 제작하지 않은 실패 시제품과 피한 납기 지연이야말로 CAE 엔지니어링 솔루션의 실질적인 성과를 가장 설득력 있게 보여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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